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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초판이 출판된 건 1993년의 일이다. 2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수 차례의 개정이 이루어졌지만 기본 뼈대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 시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간편함을 이유로 패스트푸드점을 들락거리고 있다. 예전에는 외국인들에게서나 볼 수 있었던 고도 비만의 몸매를 이젠 젊은층을 중심으로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됐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짙어진 건 당연한 결과였다. 몇 해 전부터 활활 타오른 도시농업의 불꽃 또한 건강한 먹거리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것이었다. 하지만 반작용은 주된 흐름을 바꾸는 데 역부족이었다. 맥도날드를 위시한 패스트푸드에 대한 숭배(?)는 거의 신앙과도 같이 굳건해진 지가 오래다. 일단 우리의 입맛이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졌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어김없이 주말에 한 끼 정도는 패스트푸드를 찾을 수밖에 없는데,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그걸 원하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는 간편하다. 재료를 일일이 구입해 와서 적잖은 시간동안 조리를 해야 하는 다른 요리와 비교한다면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데 필요한 건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이브 스루라고 하여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원하는 버거를 주문할 수가 있으며, 역시 우리나라다 싶을 만치 딜리버리(배달) 서비스 또한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하니 패스트푸드를 안 먹고는 배길 수가 없을 것만 같다. 그렇다면 왜 저자는 일찌감치 이토록 두꺼운 책을 쓰면서까지 맥도날드를 주목했던 것일까.음식이 저질의 고칼로리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맥도날드를 논할 때면 어김없이 거론되는 내용이다. 저자 또한 그 내용을 빼먹지는 않았다. 하지만 저자에게 있어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그건 사회학자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할 때 주목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효율성, 이는 자본주의 사회를 언급할 때마다 등장하는 단어다.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한 초창기부터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동안 더 많은 생산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골몰했다. 단지 빠르기만 해서는 곤란했다. 누가 생산해도 상품의 질이 동일해야 소비자로서는 믿고 사용할 수가 있을 것이다.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방식으로 고안됐던 것이 바로 테일러주의, 포드주의이다.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간다. 일련의 물품이 내 앞에 도달하면 나는 못 하나만 박는다든지, 볼트를 하나 조인다든지 등의 단순한 작업을 수행한다. 내 옆의 동료들 또한 마찬가지다. 우린 우리의 작업이 전체 생산품의 완성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 알지 못한다. 아니, 우리가 무엇을 생산했는질 모를 수도 있다. 굳이 알지 않아도 물건을 만드는 덴 지장이 없다. 찰리 채플린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영화 모던 타임즈 를 보면서 사람들은 마냥 웃지만, 그 모습은 실상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맥도날드에서의 버거 생산 공정 또한 이를 꼭 빼닮았다. 종업원들은 하나의 버거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중 극히 일부만을 담당한다. 노동을 내가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 공정 속도에 내 몸을 맡기고 노동 강도를 감당한다. 소비자들 또한 맥도날드가 요구하는 질서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면 본인이 들고 이동한다. 우아한 식사는 기대해선 안 된다. 좌석은 비좁고 다른 소비자들이 형성한 줄이 끊이지 않다보니 오래 앉아 있는 게 눈치가 보인다. 다 먹은 후의 뒷정리 또한 소비자의 몫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방치한다 하여 처벌 받진 않지만 대신 다른 소비자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하기 힘들다. 차량을 끌고 나왔어도 마찬가지다. 운전을 하면서 우걱우걱 버거 하나를 입 안에 쑤셔 박는 일이 유쾌해보일리는 없다. 쓰레기 또한 본인이 치우지 않는다면 고스란히 내 차를 더럽힐 것이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아주 짧은 것도 아니요, 최근에는 한 끼 제대로 된 식사에 버금가는 가격을 지불해야 하니 저렴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우린 패스트푸드 섭취가 우리 삶에 적잖은 효율성을 가져다준다는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불과 20여 년만에 맥도날드가 구축한 질서가 진리가 돼 버린 것이다.내가 근무하는 직장에서도 친절하게 전화 응대를 하는 방법에 대한 일련의 매뉴얼이 존재한다. 전화를 받을 땐 어떤 멘트를 해야 하고, 목소리 톤은 어떠해야 한다는 등의 지침은 조직 모두가 준수해야 하는 절대법칙과도 같다. 직원들이 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고자 미스터리 쇼퍼 들의 전화점검이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루어지고도 있다. 고객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친절을 보상하기 위함이다.근데 맥도날드화는 이제 모든 영역에서 만날 수 있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일, 아이를 출산하고 장례를 치르는 일, 병을 치료하는 일, 보험을 판매하는 일 등 표준화된 매뉴얼은 어디에나 도입된 상황이다. 담당에게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모든 게 매뉴얼에 적혀 있으므로 그에 충실하면 그만이다. 그저 일만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맥도날드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까 한다. 매뉴얼이 미처 담아내지 못한 경우와 조우했을 때 개별 담당자들은 어떠한 전문성도 발휘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를 가능성이 농후하다.의미 없는 속도전,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소외. 효율적이라 여겨온 많은 것들이 적잖은 비용의 지불을 요구하고 있다. 합리적인 듯하나 결코 합리적이지 않은 맥도날드화. 마냥 경쟁해야 하고, 주도권을 빼앗긴 채 떠밀리는 것만 같은 삶에 많은 이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 소수는 이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가 요구하는 바를 아예 거역하기도 한다. 회사를 관두고, 귀농을 하고, 집을 직접 짓고, 1년 혹은 그 이상 세계일주를 떠나고. 이러한 시도들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맥도날드화를 뒤흔들린 못하리란 점을 잘 안다. 하지만 그들은 분명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행복을 되찾았다. 인류는 더디나마 맥도날드화에 순응하지 않아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 눈뜨고 있다.행복을 고민하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니 조금은 씁쓸하다. 그 길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 또한 특정 매뉴얼에 적혀 있지 않을까란 헛된 기대감도 든다. 이 모든 게 맥도날드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한 끼 식사를 해결하겠다며 차를 몰고 맥도날드로 향하고 있는 이들이 꽤 될 것 같다. 휴대폰 없는 삶 못지 않게, 누군가에겐 맥도날드 없는 삶도 아마 상상 불가능할 것이다.
합리성의 비합리성’을 해부한
현대 사회학의 고전!
효율과 합리, 속도와 대량생산에 중독된 21세기 사회상을 예리하게 통찰한 문제작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최신 개정 8판!
고전이 된 현대 사회학의 문제작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최신 개정판

우리가 보내는 일상과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를 돌아보자. 효율과 속도, 대량생산 덕분에 삶은 분명 ‘합리적으로’ 편리해졌다. 그러나 과연 그 삶을 행복하고 자유롭다고, 분명 더 나아진 삶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인간소외는 더 널리 더 깊이 고착되었고, 4차 산업혁명을 지나는 현재 비정규직 문제와 최저임금, 소비와 노동 문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사회학자 조지 리처는 이미 1993년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초판에서 21세기의 이 역설적인 사회상을 예언했다. 그가 만든 ‘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는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가장 친밀하고 가장 무시무시한 사회학 용어가 되었다. 맥도날드화란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미국 사회와 전 세계의 점점 더 많은 부문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편리함과 합리화에 종속되어 자연, 근본, 인간성을 잃어가는 현대인에 대한 이 예언자적 통찰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는 현대 사회학 고전의 반열에 올랐고, 전 세계 12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맥도날드와 패스트푸드 산업은 이 책의 주제가 아니라 ‘맥도날드화’라는 과정에 대한 사례이자 하나의 패러다임일 뿐이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맥도날드화된 시스템이 사람들에게, 특히 그 시스템 안에 있는 소비자와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최신 개정 8판에서는 노동자들이 효율성, 계산가능성, 예측가능성, 통제라는 관점에서 맥도날드화에 어떻게 지배되는지 집중 탐구한다. ‘합리성의 불합리성’을 고찰하는 동시에 ‘맥잡McJob’에서 드러나는 불합리성과 노동조합, 최저임금, 소비와 글로벌라이제이션 문제에 대한 통찰도 놓치지 않는다. 웹 2.0과 이베이화 등 새로운 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맥도날드화의 양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추가된 내용이다. 이번 최신 개정 8판 번역본은 14년 만에 국내에 번역되어 나오는 만큼, 수정 증보된 내용에 대한 번역은 물론이거니와 변화된 한글 문법과 언어문화를 반영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새롭게 문장을 손보고 다듬어 완성시켰다.


최신 개정 8판 한국어 출간 서문
최신 개정 8판 서문
옮긴이 서문

1 맥도날드화란 무엇인가
미국의 표상이자 전 세계의 표상이 된 맥도날드
맥도날드화의 광범위한 영향력
맥도날드화의 특성
맥도날드화에 대한 비판: 합리성의 불합리성
이케아를 통해서 본 맥도날드화의 특성
맥도날드화의 이점
맥도날드화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의 구성

2 맥도날드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쇠 감옥에서 패스트푸드 공장 그리고 그 너머로
관료제화: 더 합리적인 삶을 위하여
대학살: 죽음의 대량생산
과학적 관리: 오직 하나뿐인 최선의 방법을 찾아서
조립 라인: 로봇이 되어가는 노동자
레빗타운: 주택 건설 붐
쇼핑센터: 미국의 쇼핑몰화
맥도날드: ‘패스트푸드 공장’의 탄생
맥도날드화와 현대사회 변화의 양상들

3 효율성과 계산가능성: 소비자 1
효율성: 드라이브스루와 핑거푸드
계산가능성: 빅맥과 리틀칩

4 예측가능성과 통제: 소비자 2
예측가능성: 언덕 위 동네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통제: 인간 로봇과 무인 로봇

5 효율성과 계산가능성: 맥잡 그리고 맥도날드화된 다른 직업들 1
맥잡과 맥도날드화의 특성들
효율성: 숭배의 대상
계산가능성: 속도를 향한 열망

6 예측가능성과 통제: 맥잡 그리고 맥도날드화된 다른 직업들 2
예측가능성: 대본대로 움직이는 직원들
통제: 통제권을 잃은 조종사

7 합리성의 불합리성: 해피 트레일즈 의 교통 체증
비효율성: 계산대에서 지루하게 줄 서기
고비용: 집에 있는 편이 낫다
거짓 친근감: 그동안 잘 지내셨죠?
탈주술화: 마법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건강과 환경에 대한 위협: 하루치 열량이 들어 있는 패스트푸드 한 끼
획일화: 파리에 가도 마찬가지다
비인간화: 여물통과 맥주
비인간화된 죽음: 기계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의 임종
맥잡의 불합리성: 맥잡, 맥노동자, 맥과업

8 맥도날드화에 대한 대응: 실용적 지침
‘이성적인’ 대안 창출: 때로는 규칙을 깰 필요도 있다
집단적인 반격: 심장, 정신, 미각 그리고 스페인 광장을 구하라
개인적인 대응: ‘스컹크 웍스’, 아이들 눈 가리기, 판타지 세계
작은 결론: 맥도날드화에 대한 대응

9 글로벌라이제이션 그리고 탈맥도날드화의 가능성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맥도날드화
사회의 탈맥도날드화
인터넷과 탈맥도날드화
웹은 탈맥도날드화되고 있는가?


참고문헌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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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셀파 윤리와 사상 (2019년용)

고등 셀파 윤리와 사상 셀파시리즈는 중학교 교재부터 구매하기 시작해서,지금은 고등 셀파시리즈까지 계속 선택하고 있는 교재입니다.고등셀파 윤리와 사상이교과서 출판사와 같아 목차 구성과 연계가 잘 되어 구매했어요.윤리와 사상 교과서 개념정리와 내신대비 문제풀이는 물론 모의고사, 수능대비까지 이 두툼한 한권 책으로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셀파와 함께 기본 을 다지고 실력 을 기르자. 고등 셀파 윤리와 사상 은 자율 학습을 위한 자학 자습용 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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