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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어스, 어디 있니?

줄리어스, 어디 있니?

줄리어스, 어디 있니? 존 버닝햄 글 / 그림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 28 40쪽 | 493g | 250*290mm 현북스 전 밤톨군 녀석과의 밥상 앞 풍경을떠올리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해집니다. 우선 밥상 앞에 앉게 하기까지도 힘들고, 앉고 나서도 그다지잘 먹지 않거든요. 제 음식 솜씨 탓도 있겠지만 녀석 자체가 늘 음식에 대한 흥미보다는다른 것을 하느라더 바빠요. 그렇죠. 사실 아이들에겐 밥 먹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들이 있는 듯 합니다. 이 책 속 주인공 줄리어스도 마찬가지 랍니다. 엄마, 아빠가 식사 때마다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놓고 줄리어스를 부르지만, 줄리어스는 매번 지금 당장은 같이 못 먹는다 고 대답합니다. 언제나 줄리어스는 먹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거든요. 처음에는 소소하게 자신의 방에 작은 집을 만드느라 바쁜 줄리어스. 밤톨군의 놀이에서 많이 보이는 풍경. 밤톨군은 이렇게 만드는 집을 자신의 기지라고 말하고는 하죠. 이 그림을 보자마자 까르르르 웃으며 자신도 만들겠다고 합니다. 필요한 물건들이 뭐가 있는지 유심히도 보는군요. 의자 세개, 낡은 커튼, 기다란 빗자루 녀석에게는 빨래건조대, 이불 그리고 몇가지 소품이면 더욱 멋있는 기지가 만들어집니다. 인디언 텐트 같은 느낌이 나는 듯 해요~! 그런데 날이 갈수록 줄리어스의 모험은 점점 커져갑니다. 처음에 줄리어스는 방 안에 작은 집을 짓기 시작해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구멍을 뚫더니 어느새 이집트 네파투티움 왕의 피라미드, 중앙아프리카의 롬보봄보 강, 러시아 노보스키 크로스키 지방의 황무지, 티베트의 창가베낭 산, 페루의 치코니코 강 같은 온갖 이국적인 장소를 자유롭게 넘나들죠. ( 실제로 있는 장소들인 줄 알고 검색해보았는데 나라 이름만 실제하는 거더군요. ) 그나저나 지구 반대편까지 가는 구멍을 파려면 얼마나 바쁜 것일까요! 책 속 부모님들이 존경스러웠던 부분은 아이가 마음편히 지구를파낼수 있도록 준비한 음식을 담아서 가져다 주었던 부분이랍니다. 식사시간을 지켜야하는 엄격함을 강요하고 있는 제 모습을 돌이켜보게 됩니다. 표면적으로는 아이의 건강과 올바른 식습관을 위하여 제 때에, 함께 먹어야 한다는 거지만 이면에는 두번 차리는 것이나 설겆이 등이 귀찮다는 이유가 더 클지도 몰라요. 이래서 존 버닝햄의 그림책을 읽다보면 이 작가는 정말 아이들을 잘 이해하고 있구나. 라고 감탄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밥을 제때에 먹어야 하는 것보다 자신이 열중하고 있는 것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일테니까요. 그리고 줄리어스의 부모는 상상 속에서 온 세계를 여행하느라 식사 때마다 자리를 비우는 아이를 한없는 인내심으로 기다려 줍니다. 밤톨군도 참으로 부러워하더라구요. 부모의 인내심과 더불어 더욱감탄하게 되었던것은 부모의 동화된 모습. 아이의 상상을 그대로 함께 느껴주고 받아들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이의 상상속으로 함께 들어가 모험을 하며 밥을 가져다 주는 이 장면들에 줄리어스는 더욱 행복하겠구나 라고 느꼈다죠. 자세히 읽다보면 식사 때마다 매번 다른 메뉴를 준비해 줄리어스에게 들으라는 듯이 음식의 이름까지 하나하나 알려 주는 세심함에 심지어 뒤로 갈수록 식사 메뉴가 더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지기까지한답니다. ( 그러고보니 밤톨군에게 있어 이 음식들의 이름은 이 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되었답니다. ) 마지막 페이지를 펼치면, 놀랍게도 줄리어스가 식탁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아빠는 언젠가 줄리어스가 스스로 자리에 앉을 날이 올 줄 알았다는 듯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오늘 밤에는 줄리어스가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다오.”라고 대답하죠. 강요하지 않고 기다려주면서 아이가 스스로 깨닫도록 이끌어주는 책 속 부모의 모습. 참으로 본받고 싶으면서도 어려운 그런 모습이네요.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진정 바라는 모습이겠죠. 자신들을 믿고 기다려주기를요. 오늘 저녁 밥상에서부터 저도 한번 밤톨군에게 시도해볼까요. 정성들인 음식의 메뉴를 하나하나 불러주고~ 원한다면 녀석의 기지로 배달까지 해줘보는 거죠. 그런데요. 밤톨군은요.. 밥을 스스로 잘 먹어야하는 부분도 있답니다. 내버려두면 두시간 동안도 식사를 하는 녀석이거든요. 존 버닝햄 작가님. 그 부분은 그림책으로 써보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식사 시간을 지키지 않는 아이 때문에 걱정이라고요? 존 버닝햄의 그림책에서 답을 찾아보세요!
아이들에겐 밥 먹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들이 있다는데, 과연 뭘까요?

좋은 그림책 작가들은 대부분 보통의 어른들보다 아이들의 세계를 잘 이해하고 이를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낼 줄 압니다. 존 버닝햄은 그 가운데 첫손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작가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줄리어스의 엄마, 아빠는 상상 속에서 온 세계를 여행하느라 식사 때마다 자리를 비우는 아이를 한없는 인내심으로 기다려 줍니다. 게다가 식사 때마다 매번 다른 메뉴를 준비해 줄리어스에게 들으라는 듯이 음식의 이름까지 하나하나 알려 줍니다. 심지어 뒤로 갈수록 식사 메뉴가 더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지기까지 합니다.

여느 때보다 정성껏 감자와 당근을 넣고 푹 끓인 양고기와 아주아주 부드러운 푸딩을 준비한 어느 저녁, 엄마는 줄리어스를 위해 오늘은 어디에다 음식을 가져다주어야 할지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펼치면, 놀랍게도 줄리어스가 식탁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아빠는 언젠가 줄리어스가 스스로 자리에 앉을 날이 올 줄 알았다는 듯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오늘 밤에는 줄리어스가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다오. 라고 대답합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