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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나온 반달

낮에 나온 반달

언제부터인가 동시가 무척 좋아졌어요.만일 내가 초등학생일 때, 아니 고등학생 때도 이렇게 좋았다면아마도 전공을 선택할 때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요즘 동시가 참 좋아요.그 때도 동시를 꽤 좋아했는데 지금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시 하나 하나가 마음을 감동시키네요. 너무 아름다운 우리의 말, 우리의 시그래서인지 창비어린이에서 나온 우리시 그림책이 너무 좋아요.윤석중 선생님의 멋진 동시.지난 번 아이와 함께 <넉점반>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앞으로 우리시 그림책을 모두 읽으면서 우리시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보렵니다.초등 1학년이라 학교에서도 동시가 참 많이 나와서 그런지 더욱 좋아요.얼마 전 배운 윤석중 선생님의 <달>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윤석중 선생님이 너무 좋고, 시가 참 재미있다고 하네요.요즘 나오는 시도 좋지만, 주옥같은 동요로도 많이 불렀던그런 시이기에 더 좋은 것 같네요.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해님이 쓰다 버린 쪽박인가요.꼬부랑 할머니가 물 길러 갈 때치마 끝에 달랑달랑 채워 줬으면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해님이 신다 버린 신짝인가요.우리 아기 아장아장 걸음 배울 때한쪽 발에 딸깔딸깍 신겨 줬으면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해님이 빗다 버린 면빗인가요.우리 누나 방아 찧고 아픈 팔 쉴 때흩은 머리 곱게 곱게 빗겨 줬으면모두 3연으로 된 시.게다가 김용철 선생님의 그림이 멋진 조화를 이뤄 더욱 멋진 그림책이 탄생했네요.그냥 운율감을 느끼며 낭송해보고,아이와 책을 보면서 노래를 가르쳐주었어요.오늘 책을 받고 아이랑 몇 번을 읽었어요.누워서 스르르 잠이 든 아이.과연 반달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우리 아이도 저도 오늘 밤엔 하얀 반달과 노는 꿈을 꾸고 싶어요.때마침 오늘은 비만 오지 않았다면 반달을 볼 수 있는 날이었는데 아쉽네요.하얀 반달, 그것도 낮에 나온 반달.저도 어릴 적 가끔 낮에 나온 반달을 보고 무척 신기해 했었고, 지금도 간혹 아이와 낮에 나온 반달을 보기도 했었는데...그 하얀 반달은 해님이 쓰다 버린 쪽박일까요, 아니면 신발인지 혹은 빗일까요?그림에서 아기가 아장아장 하얀 반달을 신고 있는 모습이나, 꼬부랑 할머니 치마 끝에 달랑달랑 매달린 그림은 시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끌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굳이 말하자면 일제 치하에서 쓰인 시이기에, 시대적 상황이 들어간 내용이 있지만, 아직 어린 우리 아이에게는 가족을 그리는 마음과 재미있는 비유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주었어요.낮에 나온 하얀 반달.나중에 아이와 함께 보면서 과연 우리 아이는 어떤 시를 지을까 기대를 해보며다시 책을 보며 노래를 불러봅니다.낮에 나온 반달은~

노래로도 잘 알려진 윤석중 선생의 동시 낮에 나온 반달 을 그림작가 김용철이 그리움의 정서를 담아 재해석해냈다. 차분하면서도 미묘한 색감 변화와 여백의 미를 통해 애틋함과 소망을 그려내어 새로운 그림책 세계로 이끈다.

책 속에는 깨진 거울, 거북이, 나팔, 소처럼 상징적이며 암시적인 표현이 많이 사용되고, 현실의 바람이 간절한 만큼 그림책 속 감정은 더 절제하여 표현되었다. 파란빛을 주조로 하는 배경색은 고요하면서도 어찌보면 답답하지만, 미묘한 색감 변화와 일렁이는 질감을 통해 아이의 마음결을 소리와 파동으로 전해지는 조용한 그림에서 오래된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