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잔치 소동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 그런지 이야기들이 모두 생동감있다. 아마도 경험에서 우러난 것이라 더 맛갈나고 재미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작가가 되려면 이렇게 아이들과 가까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글은 아이들과 실제 경험해본 사람이 더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뒤에 저자의 후기를 보니 실제로 있었던 일을 다루었다고 말하고 있다. 글을 쓸 당시의 아이들은 지금은 중2정도 되었을것이라니 지금은 고1정도 되었으려나? 글속에 나오는 실제 아이들도 이 책을 본다면 배꼽을 잡고 읽게 될까? 처음에 이 책을 중3딸아이와 우연히 같이 보게되었다. 내가 보고 있으니 딸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보더니 재미있겠다고 자기가 먼저 읽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후루룩 재미있게 읽어내려갔다. 그림도 한몫을 한다. 아이들에게 일어날법한 일과 아이들처럼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책을 더 광나게 하고 있다. 부모의 관심을 받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고 항상 마음 어딘가가 허전한 윤지. 그런 윤지에게서 이래저래 돈이라는 경제적 혜택을 누리고 있는 아이들. 이건 아주 다른 경우지만 마치 장자연 사건처럼 한 사람과 여러사람이 연결되어있는 것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건 아주 작은 사건도 아닌듯한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그런 어린이스러운 일이지만 실제로 이런 아이들이 커가면서 여러가지 문제들에 노출될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돈은 있지만 딱히 어디에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심리를 재미있는 사건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물론 재미있는 사건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혜택이 가고 그런 혜택으로 인해 곤경에 처한 윤지와 아이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벌을 세우고 받은 돈은 모두 돌려주라고 이야기한다. 그말에 어떻게든 애써서 돈을 마련해 오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끝까지 나는 못주겠다고 버팅기는 아이가 있는 것이 어쩜 어른들 세계와 닮아있는지... 돈이란 것이 어떤것인지를 어떻게 써야하는 지를 아이들이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시간이 될 것이다. 앞부분에서 친구가 돈으로 휘두르는 것에 대해서 무척 속상해하는 아이의 이야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3학년 1반 이윤지는 친구들에게 돈을 나누어 줍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윤지의 돈을 갚으라고 하지요. 3학년 1반 사고뭉치들은 머리를 굴리고 짜내고 궁리를 거듭합니다. ‘엄마한테 조를까?’ ‘꿔 달랠까?’ ‘일을 도와주고 돈을 달랠까?’ ‘장난감을 팔아 볼까?’ ‘빼앗을까? ‘그냥 오천 원어치 벌을 달랠까? 몸으로 때울까?’ ‘뭘 해서 돈을 마련하지?’ 이때부터 아이들의 기발하고 엉뚱하고 왁자지껄한 돈 벌기 소동이 시작됩니다.
돈을 함부로 다뤘다가는 큰코다칠 때도 있다는 것, 돈의 주인이 되기 위해선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내주기도 해야 한다는 것, 돈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 때론 오천 원을 공중으로 휙 날려 버리는 것이 오천 원을 쥐고 있을 때보다 속 시원할 때도 있다는 것을 피부로 깨닫게 합니다. 돈을 다루고 손에 쥐고 다시 놓는 법을 그 어떤 경제서적보다도 지혜롭고 쉽게, 재미있게 일러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