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R.I.P.』는 배트맨 코믹스 담당 작가 가운데 역대급으로 꼽히는 그랜트 모리슨의 두 번째 배트맨 이야기이다. DC 유니버스에 통달했다고 알려진 그의 배트맨 스토리는 기존의 설정과 배경, 캐릭터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짜 맞춰진 거대한 퍼즐 같은 인상을 준다. 자신이 퍼즐 조각을 얼마나 맞출 수 있느냐에 따라 볼 수 있는 그림이 달라지는 것이다.
수수께끼와 정답
정체를 알 수 없는 적, 블랙글러브의 마수가 본격적으로 배트맨을 덮쳐 온다. 배트맨은 블랙글러브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조커를 찾아가지만, 조커는 수수께끼 같은 말만 반복한다. 그가 수수께끼에 집중하는 사이 블랙글러브는 배트맨을 완벽하게 파멸시키기 위해 조커를 풀어 주고, 배트케이브를 점령하는 한편, 과거에 숨겨 두었던 장치로 배트맨의 정신을 꺼 버린다. 배트맨이자 브루스 웨인이라는 인격을 없애 버린 것이다. 배트맨은 기억을 잃은 상태로 거리를 헤매고, 보호자를 잃어버린 고담 시에는 범죄자들이 다시금 활개를 치는데…. 과연 배트맨이 수수께끼를 풀고 스스로를 지켜 낼 수 있을 것인가?
배트맨 R.I.P. 는 배트맨 코믹스 담당 작가 가운데 역대급으로 꼽히는 그랜트 모리슨의 두 번째 배트맨 이야기이다. DC 유니버스에 통달했다고 알려진 그의 배트맨 스토리는 기존의 설정과 배경, 캐릭터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짜 맞춰진 거대한 퍼즐 같은 인상을 준다. 자신이 퍼즐 조각을 얼마나 맞출 수 있느냐에 따라 볼 수 있는 그림이 달라지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전작 배트맨 앤드 선 에 나왔던 장면이 배트맨 R.I.P. 에 그대로 나오고, 배트맨 R.I.P. 에 나오는 장면은 후편 배트맨 & 로빈: 배트맨 부활 에 다시 나오는 식으로 작품 사이의 직접적 연결이 드러나는데, 전작만 읽었을 때 정확한 내막을 알기 어려웠던 부분이 후작에서 밝혀지기 때문에 각각의 독립적 작품이 퍼즐을 완성하는 조각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작가의 방대한 배경 지식이 또 다른 퍼즐 조각으로 하나하나 더해졌다고 하겠다.
배트맨과 조커, 주축이 되는 두 인물의 성격을 이용한 치밀한 추리가 돋보이는 스토리는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위와 같은 특성 때문에 그랜트 모리슨의 배트맨 시리즈를 읽어 가다 보면 숨겨져 있던 그림을 완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배트맨 #676-683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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