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절을 방문하면 보게 되는 탑들.
그동안은 탑들을 마주하면서 별다른 의미를 찾지 않았던 제게도 아이들과 <탑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를 읽고 나서는 숙연하게 되고 탑들이 겪어온 역사에 애잔함이 느껴집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황룡사 구층목탑, 익산 미륵사지 석탑, 경주 불국사의 다보탑 석가탑에 이르기까지 15개의 탑들이 우리에게 말을 하듯 구어체 문장으로 친근하게 옛 역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역사라면 지루해 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듯 이 책을 접하게 한다면 우리의 역사에 친근하게 다가 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여름 경주를 다녀와 황룡사 구층목탑의 공터만을 보고 안타까워했던 아이들에게 황룡사구층 목탑 이야기는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선덕여왕 당시 구층 목탑이 만들어진 배경, 탑이 갖는 의미, 몽골의 침입으로 훼손된 오늘날의 모습들 ...
백제 무왕의 이야기가 얽힌 익산 미륵사지 석탑, 문무왕의 이야기를 간직한 경주 감은사지 삼층석탑, 견훤의 이야기가 얽힌 금산사 이야기 등 이 책장을 넘길때마다 사진 속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 그 시대의 문화와 역사, 아픔을 함께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우뚝 솟아있던 경천사 십층석탑의 이야기였습니다. 일본대신 다나카가 일본으로 탑을 훔쳐가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역경, 복원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는 가슴이 뭉클해져왔습니다.
이 책을 덮으면서 탑은 역사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탑속에서 우리의 역사와 옛 선인의 혼, 고통, 아픔, 바람을 모두 엿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주 오래 전부터 불교를 받아들여 수준높은 불교문화를 꽃피웠어요. 지금도 전국 방방곡곡 어딜 가든 아름다운 절과 탑들을 볼 수 있지요. 탑은 원래 부처님의 사리를 보관하기 위해 세운 특별한 건축물이었어요. 사람들은 탑을 신성하게 여겼고 지금도 탑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소원을 비는 행사가 있답니다.
이렇게 탑은 아주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묵묵히 사람들의 소원과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었어요. 그만큼 탑은 긴 세월 동안 우리나라의 희노애락이 담긴 역사를 묵묵히 보고 지켜왔답니다. 그런 탑이 들려주는 탑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는 강한 나라를 만들고자 한 왕들의 이야기부터 나라 잃은 백성들의 슬픔과 그를 극복한 이야기, 피로 얼룩진 왕위 다툼의 이야기 등 우리나라 역사를 생생하고 재미있게 들려줍니다.
꼭 알아야 할 역사적 사건이나 용어를 놓치지 않도록 본문 중간 중간에 간략하고 쉽게 정리했으며, 책을 읽은 뒤 직접 찾아가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책에 실린 15개 탑의 소재지와 감상 포인트, 역사적인 사실과 연계해서 알아 두어야 할 정보를 충실히 담았습니다. 각 탑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시원한 사진과, 각 시대를 철저히 고증한 풍부한 색감의 그림은 이야기를 읽는 맛과 멋을 더해줍니다.
1장. 강한 나라를 만들고자 한 왕과 함께한 탑
강한 나라 신라를 향한 여왕의 꿈 - 경주 황룡사지 구층목탑
수도를 옮겨 백제를 번성케 하리라 - 익산 미륵사지 석탑
용이 되어 신라를 지키다 - 경주 감은사지 삼층석탑
2장. 나라 잃은 슬픔과 함께한 탑
백제는 다시 일어날 것이오 -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못다 이룬 새로운 백제 건설의 꿈 - 김제 금산사 오층석탑
사라진 탑, 사라진 역사 - 개성 경천사지 십층석탑
책과 함께 돌아온 조선의 역사와 정신 - 평창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3장. 피로 얼룩진 역사와 함께한 탑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 - 보은 법주사 팔상전
상처투성이 폭군, 연산군 -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
4장. 특별한 기억을 가진 탑
고려 백성들의 바람이 이룬 기적 - 합천 해인사 원당암 다층석탑
총칼보다 강했던 사명대사의 지혜 -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
그림 밖으로 태어난 그림 - 양양 낙산사 칠층석탑
5장. 아름다운 전설과 보물을 품은 탑
백성과 함께 나누리라 -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죽어간 왕들의 명복을 빕니다 - 대구 동화사 비로암 삼층석탑
땅 위에 지어진 부처님의 나라 -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경주 불국사 다보탑
부록 탑아, 너 누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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