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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


신들은 시지프에게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끊임없이 굴려 올리는 형벌을 내렸다, 그런데 이 바위는 그 자체의 무게 때문에 산꼭대기에서 다시 굴러 떨어지곤 했다. 신들은 무용하고 희망 없는 노동보다 끔찍한 형벌은 없다고 보았는데 그것은 이유 있는 생각이었다.시지프는 부조리한 영웅이다. 그는 그의 열정뿐 아니라 그의 고뇌로 인해 부조리한 영웅인 것이다. 신들에 대한 멸시, 죽음에 대한 증오 그리고 삶에 대한 열정은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는 일에 전 존재를 바쳐야하는 형용할 수 없는 형벌을 그에게 안겨주었다. 이것이 이 땅에 대한 정열을 위해 지불해야 할 대가다. 시지프의 신화에서는 다만 거대한 돌을 들어 산비탈로 굴려 올리기를 수백 번이나 되풀이하느라고 잔뜩 긴장해 잇는 육체의 노력이 보일 뿐이다. 하늘 없는 공간과 깊이 없는 시간으로나 측량할 수 있을 이 기나긴 노력 끝에 목표는 달성된다. 그때 시지프는 돌이 순식간에 저 아래 세계로 굴러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그 아래로부터 정상을 향해 이제 다시 돌을 밀어 올려야 하는 것이다. 그는 또다시 들판으로 내려간다. 시지프가 산꼭대기에서 되돌아 내려올 때, 그 잠시의 휴지 시간. 아무리 해도 끝장을 볼 수 없을 고뇌를 향해 다시 걸어 내려오는 것을 본다. 마치 호흡과도 같은 이 시간, 또한 불행처럼 어김없이 되찾아오는 이 시간은 바로 의식의 시간이다. 그가 산꼭대기를 떠나 제신의 소굴을 향해 조금씩 더 깊숙이 내려가는 그 순간순간 시지프는 자신의 운명보다 우월하다. 그는 그의 바위보다 강하다…
이방인 의 철학적 단초를 제시한 시지프 신화
이방인 , 「칼리굴라」와 함께 ‘부조리 3부작’을 이루는 작품

1942년 첫 작품 부조리한 세계에 던져진 인간의 소외와 반항을 그린 이방인 을 발표해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에 ‘문학적 사건’을 일으킨 알베르 카뮈. 그 후 그는 적극적으로 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동시에 현대인의 공허함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프랑스의 지식인 사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쌓아 나가던 중, 1947년 발표한 대작 페스트 로 허무에 빠진 현대인에게 연대 의식과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 수많은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었다. 1957년에는 우리 시대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 라는 한림원의 평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성취를 이루기도 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3번으로 새롭게 출간된 시지프 신화 는 카뮈가 첫 작품 이방인 과 같은 해에 발표한 작품으로, 집필은 이방인 보다 먼저 시작했다. 이 작품은 그의 문학적 기반이 되는 사상의 단초를 그리스 신화의 시시포스 이야기로 풀어 나간 철학 에세이로, 소설 이방인 , 희곡 「칼리굴라」와 함께 ‘부조리 3부작’을 이룬다. 그는 신의 저주에 의해 영원히 산 밑에서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삶을 살아야 하는 시지프의 운명을 부조리한 세계에 던져진 인간의 삶에 빗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반항은 자살이 아니라 그 삶을 똑바로 직시하며 끝까지 이어 나가는 것임을 밝힌다.


부조리의 추론
부조리한 인간
부조리한 창조
시지프 신화
부록 ─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속에 나타난 희망과 부조리

작품 해설
참고 문헌
작가 연보